이번 영상에서 제일 큰 소리는 차가 아닙니다. 음악이 있어야 할 자리의 '빈 공간'이죠. 저희는 처음으로 BGM 없이 시부야(Shibuya) 릴을 올렸습니다. 스크램블 교차로를 지나는 타이어 소리, 머리 위로 덜컹이며 지나가는 전철, 그리고 연석을 따라 기어가는 와이드바디 Nissan GT-R R35의 낮은 배기음. 밤의 시부야 카스팟팅이 실제로 어떤 소리인지 궁금했다면, 바로 이겁니다.
시부야 스크램블 교차로의 파란 S15와 RX-7
동네 분위기를 한 장으로 요약하는 사진부터 보죠. 스크램블 교차로에서 몇 미터 떨어진 연석에 짙은 파란색 Nissan Silvia S15가 서 있습니다. 딥 림 5스포크 휠에 낮은 차고, 사제 프런트 범퍼, 앞유리엔 배너. 그 뒤에서 초록불을 기다리는 건 주황·검정 투톤에 VeilSide Fortune 스타일 바디를 두른 Mazda RX-7입니다. 맞습니다, 영화 「패스트 & 퓨리어스: 도쿄 드리프트」에서 한(Han)이 타던 바로 그 모습. 2006년 그 영화가 시부야를 전 세계 차 덕후들의 성지로 만들었고, 20년이 지난 지금도 영화 속 그 차들은 여전히 이 거리에 나타납니다.
S15는 1999년부터 2002년까지 만든 마지막 실비아입니다. SR20DET 엔진과 짧은 휠베이스 덕분에 일본에선 지금도 드리프트와 스트리트 문화의 한가운데에 있죠. 이 차는 저희가 도쿄에서 본 S15 중 손꼽히게 깔끔한 한 대였습니다.
리버티 워크 Silvia S15, Speed Mafia 컬러

사람들의 발을 멈춰 세운 S15는 따로 있었습니다. 주황과 흰색 바탕에 옆면엔 SPEEDMAFIA, 윙엔 LIBERTY WALK, 리어 필러엔 LB TOKYO, 범퍼엔 Liqui Moly와 Mini GT 데칼, 그리고 디퓨저를 비추는 파란 언더글로. 리버티 워크(Liberty Walk)는 가토 와타루(Wataru Kato)가 이끄는 일본 튜너로, 볼트온 와이드바디 키트로 이름을 알렸습니다. 이 차는 그 쇼카 중 한 대처럼 꾸며져 있었고요. 인도에 줄지어 서서 휴대폰을 들이미는 사람들, 그게 이 차에 대한 평가의 전부입니다.
와이드바디 Nissan GT-R R35
그리고 R35 등장. 짙은 빨강 도장, 볼트온 오버펜더, 스완넥 윙, 그리고 스카이라인 시절부터 GT-R의 상징이던 동그란 테일램프 네 개. 트렁크엔 GAIJIN TUNED 레터링이 붙어 있습니다. R35는 2007년부터 판매된, 현대 고성능차 중 가장 오래 산 모델 중 하나입니다. 보증 기간이 추억이 된 R35를 사람들이 어떻게 만지는지 보고 싶다면, 시부야만 한 곳이 없죠.
시부야역 앞 빨간 Toyota Chaser JZX100
이날 밤 저희가 제일 좋았던 순간은 오히려 가장 조용한 순간이었습니다. 빨간 Toyota Chaser JZX100 한 대가 저희를 정면으로 바라본 채 그냥 서 있었고, 뒤로는 불 켜진 시부야역 유리 통로. 가느다란 헤드램프, 체이서 특유의 좁은 그릴, 낮은 차고. 그 이상은 없습니다. JZX100 Chaser는 1996년부터 2001년까지 생산됐고, Tourer V에는 토요타 4도어 세단을 드리프트 전설로 만든 1JZ-GTE 직렬 6기통 터보가 들어갑니다. 이 차의 배기음은 Toyota Chaser JZX100 Tourer V 기사에서 더 들을 수 있습니다.
R34 스카이라인 두 대
이어서 R34 두 대. 트렁크에 GT-R 엠블럼을 단 파란 Nissan Skyline GT-R, 그리고 그 옆에 검은 5스포크 휠을 신은 흰색 R34 쿠페. 시부야에서 앞뒤로 나란히 선 R34를 보는 건 몇 번을 봐도 질리지 않습니다. 하코스카부터 R35까지 스카이라인 족보 전체는 도쿄의 Nissan 스카이라인 기사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낮의 시부야: Acura 로라이더
여기 있는 차가 전부 흔히 말하는 JDM은 아닙니다. 다른 날, 낮에 들렀을 때는 크롬 휠에 초록빛 틴팅을 한 금색 Acura 세단이 상점가를 천천히 지나가는 걸 찍었습니다. "Not your typical JDM - Acura Lowrider"라는 캡션으로 올렸던 영상이죠. 지면에 싣기엔 화질이 너무 작지만, 요점은 분명합니다. 시부야는 어떤 스타일이든 다 받아 줍니다.
총평: 시부야 카스팟팅은 귀로 하는 것
시부야 카스팟팅은 멈춰 서서 들을 때 가장 좋습니다. 릴은 낮은 철교 아래, 머리 위로 전철이 미끄러지듯 지나가는 장면으로 끝나는데, 도쿄가 줄 수 있는 마침표로 이만한 게 없습니다. 여기까지 걸어오는 길은 에비스에서 시부야까지 도쿄 나이트 워크, 같은 거리의 추운 계절은 겨울의 도쿄, 낮의 슈퍼카 퍼레이드는 메이지 진구 가이엔의 일요일에서 이어 보세요.
사진·영상: One Breath Pictures.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