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카쇼에는 늘 두 개의 쇼가 있습니다. 손목 밴드와 심사위원, 컨벤션홀이 있는 공식 쇼. 그리고 홀 문이 닫힌 뒤, 다들 기름도 넣고 간식도 사고 밝은 데 차를 세우고 싶어질 때 시작되는 쇼. Slammedenuff Gatlinburg에서 그 두 번째 쇼는 파크웨이 주유소의 초록·흰색 캐노피 아래서 열립니다. 한국으로 치면 휴게소 주차장 차 구경의 미국판이죠.
저희는 Slammedenuff 2024를 보러 스모키 산맥까지 차를 몰고 내려갔습니다. 아래는 해가 진 뒤의 사진들입니다.
Slammedenuff Gatlinburg, 그런데 개틀린버그가 아니다?
먼저 이름 이야기. Slammedenuff Gatlinburg는 미국 동부의 카쇼 시리즈 Slammedenuff 일정 중 가장 큰 행사 중 하나입니다. 차고를 낮추고, 휠 핏을 맞추고, 마감까지 제대로 한 차들이 중심이죠. 행사장이 근처로 옮겨 간 뒤에도 이름은 그대로 남았습니다. 2024년 행사는 2024년 10월 5일과 6일, 세비어빌 컨벤션 센터(Sevierville Convention Center)에서 열렸습니다. 개틀린버그, 피전포지, 세비어빌은 그레이트 스모키 산맥으로 들어가는 길 하나를 따라 늘어서 있고, 그 주말만큼은 계곡 전체가 차들 차지입니다.
출처: Renndvous의 Slammedenuff Sevierville 2024, Slammedenuff Gatlinburg 티켓.
BP 주유소에 늘어선 차들
밤 10시쯤 되면 주유기마다 주차 자리가 됩니다. 노란 Acura RSX가 광택 낸 멀티 스포크 휠을 신고 캐노피 끝까지 이어진 줄 맨 앞에 앉아 있는데, 정작 기름 넣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흰색 Subaru WRX STI는 과속방지턱 앞에서 보는 사람이 움찔할 만큼 낮게 들어오고, 나머지는 캐노피의 초록 네온이 다 해 줍니다. 아무도 조명을 계획하지 않았는데, 웬만한 스튜디오보다 낫습니다.
V8 엔진 스왑 S14
가장 많은 사람이 몰린 보닛은 연두색 Nissan 240SX의 것이었습니다. 미국에서 팔린 S14 Silvia죠. SR20이나 KA24가 있어야 할 자리에 V8이 들어앉아 있고, 앞쪽으로 큼직한 콘 필터가 튀어나와 있고, 실내엔 버킷 시트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S 섀시에 대한 미국식 대답입니다. 부스트를 쫓을 바에야 실린더를 두 개 더, 그리고 또 두 개 더 넣으면 되지 않느냐는.
몇 칸 떨어진 곳엔 조지아 번호판의 빨간 S14가 다른 방식을 보여 줬습니다. 낮고, 깔끔하고, 오로지 스탠스.
대관람차 아래 300ZX Z32
파크웨이는 카밋 배경으로는 참 묘한 곳입니다. 팬케이크 가게, 미니 골프, 기념품 가게, 그리고 The Island 위로 보랏빛을 내는 거대한 대관람차. 그 대관람차가 이날 밤 최고의 사진을 만들어 줬습니다. 크롬 휠을 신은 빨간 Nissan 300ZX Z32가 창문을 내린 채, 전혀 서두르지 않고 그 앞을 지나갔거든요. 방 벽에 Z32 포스터를 붙여 놓고 자란 분이라면, 이 차는 이렇게 보여야 합니다. 불빛을 받고, 조금은 극적이고, 살짝은 어색한 자리에.
일본차, 유럽차, 그리고 미국 커스텀
Slammedenuff는 JDM 쇼가 아니고, 주유소가 그걸 증명합니다. BMW M4와 빨강·검정 Toyota GR Supra A90은 둘 다 노란 주간등을 켜고 있어서, 들어올 때마다 비디오 게임 속 한 장면 같았습니다.
큼직한 리어 윙을 단 997 세대 빨간 Porsche 911은 Burger King과 모텔 사이에, 원래 911은 늘 거기 사는 것처럼 서 있었습니다.
Toyota Soarer의 미국판 쌍둥이인 파란 Lexus SC300은 리어 휀더가 타이어를 삼킨 채 앉아 있었습니다. 카멜레온 랩핑을 한 Hyundai Genesis Coupe(제네시스 쿠페)는 주위를 돌 때마다 파랑에서 보라로 색이 바뀌었고요. 미국 테네시 주유소에서 만난 국산 쿠페, 반갑더군요.
그리고 미국 커스텀 문화가 여기 먼저 와 있었다는 걸 일깨워 준 한 대. G-body Chevrolet 로우라이더입니다. 트렁크와 지붕엔 캔디 핀스트라이프, 뒷유리엔 Unique Styles 명판, 와이어 휠엔 화이트월 타이어.
이날 밤 마지막 컷은 골드 메시 휠을 신은 빨간 Toyota Mark II JZX90 차지였습니다. 샛노란 기념품 가게 앞에 서 있었고, 범퍼 사이로 전치형 인터쿨러가 보였습니다. 고향에서 바다 하나를 건너온 JZX 패밀리의 4도어가 테네시 가게 간판 아래서 빛나고 있었죠. 저희의 도쿄에서 만난 닛산 스카이라인 전 세대를 보셨다면 익숙한 느낌일 겁니다.
심야 카밋의 대가
주유소의 밤은 많은 사람에게 주말 최고의 시간이지만, 동시에 이 행사가 이 계곡에서 계속 열릴 수 있을지 불투명해진 이유이기도 합니다. 2025년, 피전포지의 한 주유소 주변에 인파가 몰리고 소란이 벌어진 밤이 지나자 세비어빌 시는 행사 둘째 날을 취소했습니다. 현지 경찰은 그 주말 동안 출동 요청이 1,400건 가까이 들어왔다고 밝혔습니다.
출처: WVLT: Sevierville cancels day two of Slammedenuff, WVLT: Pigeon Forge calls for service.
저희가 본 2024년의 밤은 사진 그대로였습니다. 사람들이 서서 휠 옵셋 얘기를 하고, 간식을 샀죠. 주인공은 차였습니다. 이런 행사에 간다면 계속 그렇게 지켜 주세요. 차를 세우고, 구경하고, 이야기하고, 주유소는 왔을 때보다 깨끗하게 해 두고 떠나기.
다음 목적지: 드래곤
돌아오는 길엔 일부러 멀리 돌아 US 129를 따라 테일 오브 더 드래곤으로 내려갔습니다. 오토바이로 가득한 그 끝의 주차장에서, 저희가 본 것 중 가장 희귀한 NSX 한 대를 만났습니다. 드래곤 끝에서 만난 와이드바디 Acura NSX. 그 전에 전혀 다른 씬의 분위기가 궁금하다면 뉴저지의 Tommy Kaira R32 이야기도 보세요.
사진: One Breath Pictur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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