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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 아래 토미카이라 R32: 미국 뉴저지 공원에서 만난 교토의 한 조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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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 아래 토미카이라 R32: 미국 뉴저지 공원에서 만난 교토의 한 조각

일본 번호판을 그대로 단 흰색 Tommy Kaira R32 Skyline, 보닛 위로 내려앉는 꽃잎. 뉴저지 클라크의 Grassroots Edition 모임, 잔디밭 끝에 서 있던 귀한 차와 더 귀한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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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러 찾아다녀야 만나는 차가 있고, 공원에 단 한 그루 꽃이 핀 나무 아래서 그냥 기다리고 있는 차가 있습니다.

저희는 봄에 열린 Grassroots Edition 모임 때문에 뉴저지 클라크(Clark)에 갔습니다. 늘 보던 미국 동부 카밋 구성을 예상했죠. 그런데 잔디밭 끝에 그 차가 있었습니다. 일본 번호판을 단 흰색 R32 Skyline, 옆구리에 적힌 Tommy Kaira, 그리고 보닛 위로 하늘하늘 떨어지는 분홍 꽃잎. 토미카이라 R32 한 대 덕분에, 몇 분 동안 뉴저지 교외의 공원이 4월의 교토처럼 보였습니다.

벚꽃이 핀 나무 아래, 정면에서 본 흰색 Tommy Kaira R32 Skyline
벚꽃이 핀 나무 아래, 정면에서 본 흰색 Tommy Kaira R32 Skyline

교토의 튜닝 하우스 Tommy Kaira

Tommy Kaira(토미카이라)는 1980년대에 교토에서 세워진 튜닝 하우스입니다. 이름은 창업자 두 사람에게서 따왔습니다. "토미(Tommy)"로 불린 도미타 요시카즈(Yoshikazu Tomita)와 가이라 기쿠오(Kikuo Kaira). 80년대 후반부터 90년대에 걸쳐 일본에서 가장 존경받는 로드고잉 스카이라인 몇 대를 만들어 냈죠.

이곳은 상자에 담긴 부품을 파는 회사가 아니었습니다. R32와 R33 Skyline을 전용 바디워크, 엔진 튜닝, 실내까지 갖춘 완성차로 탈바꿈시켰고, 마감은 공장 출고 수준이었습니다.

생산 대수가 적었고, 일본 밖으로 나간 차는 더 드물었습니다. 고향에서 1만 1,000km 떨어진 잔디밭에서 한 대를 마주쳤을 때 발걸음이 멈추는 이유가 바로 그겁니다.

보닛 위에 벚꽃잎이 흩어진 Tommy Kaira R32 정면
보닛 위에 벚꽃잎이 흩어진 Tommy Kaira R32 정면

토미카이라 R32 디테일

가까이서 보면 이 R32는 조용한 디테일의 연속입니다. 옆면을 따라 Tommy Kaira 레터링이 이어지고, 그 아래로 가느다란 빨간 핀스트라이프가 앞코부터 꽁무니까지 차체를 따라갑니다. 앞 범퍼와 립은 튜너 고유의 디자인이라, 한 번 알고 나면 절대 헷갈리지 않습니다. 일본 번호판도 그대로 달고 있습니다. 이 차의 이야기가 다른 곳에서 시작됐다는 걸 말해 주는 작은 직사각형이죠.

Tommy Kaira R32의 흰 보닛 위에 내려앉은 벚꽃잎
Tommy Kaira R32의 흰 보닛 위에 내려앉은 벚꽃잎
Tommy Kaira R32 뒷모습: 큼직한 리어 윙과 티타늄 팁 배기
Tommy Kaira R32 뒷모습: 큼직한 리어 윙과 티타늄 팁 배기

뒤로 돌아가면 분위기가 바뀝니다. 큼직한 리어 윙과 티타늄 팁 배기. 달리기 위해 만든 차의 진짜 얼굴입니다. 그리고 지붕에도, 보닛에도, 와이퍼 블레이드에도 온통 꽃잎. 누가 일부러 올려 둔 게 아닙니다. 이런 디테일은 연출할 수 없고, 그 순간 그 자리에 있어야만 볼 수 있죠.

함께 서 있던 R34와 GT-R

잔디밭 위 스카이라인은 이 차만이 아니었습니다. 바로 옆엔 빨간 R34, 바로 뒤엔 어두운 색 GT-R이 있어서 거의 모든 앵글 배경에 고질라가 들어왔습니다. 일본에서 가장 유명한 이름의 세 세대가, 일본 나무 아래 뉴저지 잔디밭에 함께 모인 셈입니다.

클라크 잔디밭에서 흰색 Tommy Kaira R32 옆에 선 빨간 Nissan Skyline R34
클라크 잔디밭에서 흰색 Tommy Kaira R32 옆에 선 빨간 Nissan Skyline R34
뒤로 어두운 색 Nissan Skyline GT-R이 보이는 Tommy Kaira R32
뒤로 어두운 색 Nissan Skyline GT-R이 보이는 Tommy Kaira R32

이런 장면이 가능한 건 미국의 25년 수입 규정 덕분입니다. 일본차가 25년이 지나면 미국으로 들여올 수 있고, 그 덕에 미국 동부는 어느새 일본 밖에서 희귀한 스카이라인을 직접 만날 수 있는 최고의 장소 중 하나가 됐습니다. 스카이라인 족보 전체가 궁금하다면 도쿄에서 만난 닛산 스카이라인 전 세대부터 보시고, R32와 R34 페이지도 둘러보세요.

Grassroots Edition은 어떤 모임?

Grassroots Edition은 미국 북동부의 카쇼 시리즈로, 초청제 쇼케이스와 탄탄한 SNS 팔로잉으로 성장했습니다. 홈그라운드는 클라크의 The Course at Oak Ridge Park. 이곳에서 PRIMENYC.CO와 함께 봄 시즌 오프너를 꾸리는데, 스스로 "자연과 기계적 완성도의 장대한 병치(an epic juxtaposition of nature and mechanical excellence)"라고 소개합니다. 가을이 되면 무대를 옮겨, 유럽차를 위한 European Vacation 에디션이 뉴저지 웨스트 밀퍼드(West Milford)의 유서 깊은 Wallisch Homestead 농장에서 열립니다.

출처: TheFOAT의 Grassroots Edition: Season Opener 2026, Autoblog의 Grassroots Edition: European Vacation 방문기. 사진: One Breath Pictures.

오래 기억에 남는 이유

대부분의 카쇼는 좋은 차 백 대를 보여 줍니다. 그런데 아주 가끔, 단 하나의 순간을 주는 행사가 있습니다. 맞는 차가, 맞는 나무 아래, 1년에 단 한 주 꽃이 피는 그때 서 있는 순간. 이번이 그랬습니다. 봄에 미국 동부에 있다면 Grassroots 일정을 챙겨 보시고, 잔디밭을 걸을 땐 고개를 들어 보세요.

From Instagram

사진: One Breath Pictur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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